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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획 | 2017년 06호
‘라이프스타일 메디신’을 아시나요. 생활을 바꿔야 암을 이긴다
암 통제는 암의 예방 및 치료와 재활 통증관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어떻게 암을 통제하는 가는 자신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생활이 바꿔야 암의 통제가 가능하고 암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글_고려대학교 정부행정학부 명예교수 조무성 기자 | 2017-08-2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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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7만5천 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하고, 130 만 명이 암과 투병생활을 한다. 환자의 가족까지 더하면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250만에 이른다. 더구나 취약계층의 암환 자와 가족의 고통은 더 클 것이다.
암 통제는 암의 예방·치료·재활·통증관리를 포괄하는 개념이 다. 개인이 삶의 과정에서 어떻게 암을 통제하는가는 자신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암을 앓지 않은 일반 국민도 결코 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암의 위험 요인으로부터 보호받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생활의 지혜가 매우 필요한 이유다. 특히 암 치료가 끝나고 의학적인 암 생존기간인 5년을 넘겼을지라도 재발 방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끝내고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의학적 암 생존기간인 5년을 넘기도록 힘써야 한다.
특히 수술·항암요법·방사선요법을 받으며 투병하는 환자는 더욱더 암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물론 국가도 공급자 중심의 암 정책이 아니라 암환자와 암의 위협 하에 있는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본고에서는 최선의 투병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국가 암 정책을 연구하면서 얻은 객관적인 근거와, 1993년 암수술을 하고 실제 암 투병을 경험한 주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암을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암 투병은 빙산에 비유할 수 있다. 빙산의 일각은 병원 치료이고, 빙산의 잠긴 부분은 생활방식이다. 병원에서 하는 치료에만 집중하고, 암의 위험요인에 그대로 노출된 생활방식을 답습 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 병원치료를 무시한 채 생활방식의 개선이나 다른 대체요법을 맹신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병원치료를 잘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잘못된 생활 방식을 고쳐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바람직한 암 투병 자세다.


암을 일으키는 요인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나뉜다. 내적 요인은 유전적 요소나 면역시스템, 또 성격요인 등을 들 수있다. 외적 요인은 생활방식이나 생물학적 요인, 물리적 요인 등을 꼽는다.
이 중에 중요한 것은 생활방식 요인이다. 이것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전적 요인이나 물리적 요인은 개인의 통제 밖에 있다. 예컨대 미세먼지는 개인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1982년 돌과 페토(Doll & Peto)는 암 예방에 있어 금연과 바른 식사로 각각 30%, 35%의 암을 예방할수 있다고 했다.
최근 생활방식 의학(lifestyle medicine)이 등장하고 있다. 제임즈 리프(James Rippe)는 1999년 『생활방식 의학 (Lifestyle Medicine)』이라는 책을 썼다. 리프는 편집자로서 방대한 지식을 책에 담았다.
리프는 초판과 재판에서 “생활방식 의학(lifestyle medicine)은 만성병의 위험요인을 낮추고, 치료의 병행효과를 높이기 위해 생활양식을 실천에 통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또 “생활방식 의학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또는 건강 을 증진하기 위해 건전한 과학적 근거를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생활방식의 학회(The American College of Life Style Medicine)는 2007년부터 American Journal of Lifestyle Medicine(AJLM)이라는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다. 여기에도 리프가 편집장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북의대 조백환 교수를 중심으로 2016년 2월15일 대한라이프스타일의학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됐다. “음식이 너의 약이 되게 하고, 너의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 또 “ 걷기가 최상의 약”이라고 말한 히포크라테스를 생활방식 의학의 아버지라고 한다. 생활방식 의학에서는 암 투병에 생활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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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암 투병환자는 어떤 생활방식을 취해야 하는가?
흡연하는 사람은 금연해야 하고, 편식하는 사람은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암 투병에 있어 보다 체계적인 생활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전인 건강생활 방식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전인건강(holistic health; whole person health)을 우리 말로 표현하면 온전한 인격체의 건강이다. 인격체는 마음과 몸의 통일체를 의미한다. 인격체는 사회와 자연과 시설물로 구성된 물리적 환경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인격체의 건강은 사회와 환경의 건강을 포함한다. 전인 건강은 쉽게 말해 마음 건강, 몸 건강, 사회 건강, 환경 건강을 의미한다. 이것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한 건강개념과 깊이 연관돼 있다. 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 상태라고 말한다. 안녕 상태의 영어 wellbeing을 직역하면 ‘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편지를 쓸 때 ‘잘 있었니? 안녕’이라는 표현을 쓴다. 마음도 잘 있고, 몸도 잘 있고, 관계도 잘 유지되고, 주위 환경도 잘 형성돼 있는 것이 전인 건강이다. 이스라엘 사람이 인사로 쓰는 샬롬 (shalom)은 우리말의 안녕에 해당하는 말로 총체적 웰빙을 의미한다.
WHO에는 삶의 질(Qualtiy of Life)을 측정하는 조사도구가 있다. 여기에는 신체 영역, 심리 영역, 사회 관계적 영역,환경 영역으로 나누어 구체적 문항으로 조사를 한다. 즉, 삶의 질을 전인 건강의 영역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유를 하면 암환자의 전인건강생활이 빙산의 잠긴 부분에 해당한다. 전인 건강생활을 살펴보자.
첫째, 암환자는 마음(영혼)건강생활을 잘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영적 생활, 정신적 생활, 예술 생활, 휴식 생활의 질을 최대한으로 끌어올 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심리과정은 몸의 신경체제 및 면역체제와 상호작용을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연구를 로버트 아더(Robert Ader)는 심리신경 면역학(psychoneuroimmunology:PNI)이라고 정의한다.
성경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면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지만,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잠언 17:22).” 근심을 하면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메이요 클리닉이 30년 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인 사람이 비관적인 사람보다 생존율이 19%이상 높다.
수면은 면역기능의 핵심이다. 어윈(Urwin) 등은 그의 연구에서 건강한 남자 지원자들이 4시간밖에 잠을 취하지 못하자 면역세포 특히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가 30% 줄었 다고 보고했다. 또 수면을 잘 취하면서 건강이 정상으로 회복 됐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둘째, 암환자는 몸 건강생활을 잘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영양, 운동, 의료, 휴식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암환자에게는 균형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물 등 7대 영양소에 입각해서 식단을 잘 짜야 한다.
육식과 채식 비율이나 육식 금지의 문제는 암환자 투병 과정에 고민하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나 자신도 투병하면서 속설이 많아 고민을 했다. 나는 인간의 치아구조 32개 중 송곳니가 4개이니 8분1 정도 육식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다. 암협회와 한국영양학회가 공저한 『항암 식탁프로젝트』는 훌륭한 식사지침을 제공한다. 위닝햄(Winningham)은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의 상당수가 그들의 병 때문에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들의 비활동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항암요법을 받는 24 시간은 심장활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운동을 피하라고 경고 한다.
셋째, 암환자는 사회건강생활을 잘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사회 건강생활은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의미한다. 암환자가 봉사를 받아야 하는데 봉사를 한다는 것이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암환자도 몸의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암환자를 비롯한 고통 받는 사람을 도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스피겔(Spiegel)은 전이된 유방암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실험집단은 1주일에 90분씩 환자들이 서로 방문하고, 시를 읽고, 문상을 하며 고통을 나누는 지지프로그램을 1년 동안 진행 했다.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생존자가 대조군에 비해 2배 높았으며, 5년 후에도 생존자가 크게 늘었다. 이것이 바로 사랑 프로그램이다.
자기처럼 고통 받는 암환자를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근심과 걱정에서 해방되는 비결이다.
필자는 1993년 이후 식사 때마다 나 자신은 물론 고통 받는 암환자를 위해 기도하면서 근심과 걱정을 극복했다. 2000년 한국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모임을 창립, 6월 5일을 ‘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돕는 활동을 해 왔다. 이후 2002년엔 암 퇴치운동본부를 결성해 암환자와 암의 위협에 노출된 일반 국민을 돕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것이 암환자를 위한 나의 봉사생활이다. 이러한 생활을 통해 우리는 자기중심의 집착이 강할수록 근심이 증가하는 것을 깊이 깨닫는다.
암 환자는 가족구성원의 도움이 미흡하면 서운한 감정을 갖기 쉽다. 사랑의 마음으로 자신을 도우려는 사람에게 감사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면 면역기능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넷째, 암환자는 환경건강생활을 잘 영위해야 한다. 맑은 물, 공기, 깨끗한 토양을 접촉하며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숲 치유의 효과는 이러한 환경에 주로 기인한다. 전자기파로부터 지나친 노출을 막고, 미세먼지를 피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국제 암연구기관(IARC)은 전자기파와 미세먼지를 각각 개연성 있는 발암물질과 확증된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환경 건강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는 개인의 힘보다 국가와 자치단체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암 투병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빙산을 먼저 생각하자. 빙산의 일각은 병원치료다. 빙산의 잠긴 부분은 전인 건강생활이다.
병원치료를 잘 따르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암투병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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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암매거진 2017년 06월
지난 THE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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