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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및환우회 | 2017년 09호
“유방암 진단을 받고 기나긴 치료의 과정을 겪으면서 가족과 주변 환우들이 큰 힘이 되었어요”
이제 건강한 삶을 살아가며 주변의 환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는 독자 조미화씨의 헬슬리 스토리.
edit_이은정 글_조미화 기자 | 2017-11-23

본문

암 진단 그리고 수술

 

벌써 수술을 받은지 오랜시간이 흘렀네요.  지난 몇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절망과 시련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시련을 겪어낸  3년은 저의 50년 인생을 반추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처음에 암 진단을 받고 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과 충격을 받는다고 하지만, 저는 2009년 4월 초에 처음 암 진단을 받고 나서도 당황하거나 놀라기는커녕 저보다 훨씬 더 절망하고 힘들어하는 어머님을 웃으며 안심시 켜 드린 강심장이었답니다. 전 처음에는 당연히 초기 암일거 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사로잡혀 암 수술을 종기 하나 떼어 내는 정도로 아주 가볍게 생각했었으니까요.

직장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병가를 받느라 2009년 5월 에 부분 절제로 첫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자체는 그닥 힘들지 않더군요.  난생 처음으로 전신 마취하고 받는 수술인데 도, 전 긴장도 전혀 안되고, 생전 처음 구경하는 수술실 안 풍경도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수술 후 컨디션도 너무 좋아서 저 는 퇴원하면 바로 직장에 출근해서 일할수 있을 거란 기대 속에, 수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1주일 후에 나온 조직 검사 결과는 저의 모든 근거 없는 자신감을 산산조각 내버렸습니다.  당연히 초기 암 일거라는 저의 건방진 예상은 이미 임파선까지 전이된 3기 A 라는 검사 결과 앞에 참담한 패배를 맛봐야 했습니다.  게다가 수술 절단면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어 부분 절제로 가슴을 보존 할 수 있었던 안도감도 잠시, 첫 수술 10일 후에 다시 전 절제 수술을 받아 왼쪽 가슴과 완전히 작별해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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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항암치료 그리고 시작한 새로운 도전


저를 가장 못 견디게 한 것은, 과거에 저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제공한 사람들에 대해 폭발하는 미움과 증오였습니다. 그들이 저를 병들게 했다는 생각에 당장 달려나가 요절을 내버리고 싶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미움과 증오야 말로 암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단짝 친구더군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지만 저보다 훨씬 힘든 다른 환우분들을 보면서 저는 저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항암 치료’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저에게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병원에서 너무 자주 봐왔던 그 모습들의  항암 치료 환자를 볼 때마다 저 역시 그 대열에서 예외일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고만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현실은 제가 피해갈수 없는 과정이란 결론만이 저에게 남겨졌고, 저는 이 과정을 참고 견디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항암치료 과정은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속이 메슥거려서 음식 먹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가급적 식사는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입맛이 최악으로 떨어질 때는 식욕촉진제를 처방 받아서 복용했고 음식을 삼키기 힘들 때는 과일을 갈아서 유동식으로 마셨습니다.  컨디션이 회복되서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하면 운동 삼아 가볍게 산책하고  임파부종을 예방하기 위한 체조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하던 요가를 다시 시작해서 수술로 불균형해진 몸의 좌우 균형을 회복했고, 3차 항암 치료가 끝난 후에는 헬스장에서 운동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총 33회의 방사선 치료가 중반을 지나면서 항암제 부작용도 서서히 사라졌고 방사선 치료가 끝난 12월말부터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서 늘어났던 체중도 감량해서 2달만에 원래 체중으로 복귀하는데 성공했지요.


항암 치료 기간에는 직장 일을 중단했다가 2010년 3월부터 다시 출근하고 있습니다. 암환자도 일을 할 수만 있다면 해 왔던 일을 계속하는 편이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암환자가 되면 대부분 실직을 한다는데, 나이 들고 병까지 걸린 저에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데 또한 감사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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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희망, 즐거운 삶

암으로 인해 저는 왼쪽 가슴과 무려 7년간 공들여 기른 긴 머리카락을 잃었지만 암이 저에게 남겨준 선물은 훨씬 더 많습 니다. 치료과정 동안 가족간의 깊은 사랑을 확인했고, 내 마음을 다스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걸 배웠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다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마음을 열고 서로를 진심으로 위해 주는 같은 암을 겪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 습니다.  캄캄한 암흑 속에 갇힌 것 같았던 저에게 많은 암 선배님들이 본인의 소중한 경험을 공유해 주고 저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었듯이, 저도 많은 환우들과 온라인 상에서나, 오프라인으로나 서로 소통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저를 기쁘게 하는 건,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졌던 환우분이 온라인 카페상에서 제가 달아준 댓글을 보고 용기과 희망을 얻어 열심히 치료 받았다는 글을 발견할 때입니다. 비록 온라인 상에서 만나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제가 알려준 정보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빛이 될 수 있다는 건 저의 엔도르핀 지수를 급격히 상승시켜 준답니다.


**********건강에 관한 그녀의 조언 **********

 

1.  식사는 현미 잡곡밥과 채식 위주의 소식

2.  동물성 지방, 직화구이 육류, 가공 식품, 인스턴트 식품, 단당류 음식은 가급적 삼가하고 있다. 

3.  파프리카 같은 다양한 색상의 채소, 브로콜리나 양 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버섯, 해조류를 자주 섭취한다.

4. 적정 체중의 유지와 매일 1시간의 유산소 운동

5.  타인과 지나친 경쟁을 피하고 여유롭고 느긋한 마음 가짐 ​

대한암매거진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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